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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이와오이] 과거형, 현재형, 그리고 미래형
“오이카와, 힘 내라.”
누군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목소리로 보아서는 아마 고교 시절 배구부 친구였을 것이다.
나는 그저 멍하니, 학습된 대답을 할 뿐이었다.
고개를 무릎에 파묻었다. 시끄러운 공간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한쪽에서는 눈이 부은 중년 여성과 착잡한 표정의 남성이 애써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 모든 장면이 보기 싫었다. 그래서 눈을 감았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눈을 감아도 너는 생생했다. 당장 내게로 다가와 씨익 웃으며 오늘 뭐 먹을까, 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피로가 많이 쌓인 탓인지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면 전날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려서인지도 모른다. 아침부터 먹은 것 하나 없이 장례식장에서 굳은 듯 앉아 있었지만, 배가 고프지도 다리가 아프지도 않았다. 네 어머니께서는 뭐라도 먹을래, 안쓰러운 미소를 지으며 음식을 권했지만 나는 그 얼굴을 보는 것조차 아팠다. 네가 세상에 있었던 증거가 가득한 것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간밤에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너는, 도대체 어떻게 내게서 떠나갔나.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동거 중이었다. 룸메이트로 위장한 연인이 아닌, 당당한 연인의 관계로 동거 중이었다. 동거 초에는 사소한 습관의 차이로 많이도 삐꺽거렸지만, 동거 1년차에 접어들자 암묵적으로 정해진 역할에 따라 그럭저럭 생활할 수 있었다. 역시 그렇게 정해진 역할에 따라, 이와이즈미는 그 날도 장바구니를 들었다. 오이카와는 TV를 쳐다보며 대충 인사하다가 이와이즈미에게 한 대 맞은 후에야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 뽀뽀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또 한 대 맞을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는 이와이즈미가 현관을 나선 뒤에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이와이즈미가 돌아오면 오이카와가 요리를 할 것이고, 아침을 먹은 뒤에는 둘이 같이 산책이나 가자고 제안할 것이었다. 그는 그런 계획을 세우며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를 기다리며 이부자리를 정리했다. 조금 어질러진 거실을 치우고, 밥을 먹어야 하니 식탁을 닦았다. 그래도 그는 오지 않아서, 오이카와는 남는 시간에 뭘 할까 생각하다가 드라이기로 머리를 세팅했다. 이와이즈미가 돌아오면 오이카와상 잘생기지 않았냐며 너스레를 떨 생각을 하면서 혼자 키득거렸다. 세팅을 끝낸 후에는 노트북을 꺼내 남은 업무를 처리했다.
뭔가 이상했다. 이와이즈미가 나간 뒤 2시간이 지났는데도 그가 오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초조하게 손등을 쓸었다. 아침거리를 사러 간 빵집은 집에서 10분 거리도 되지 않았다. 중간에 지인이라도 만났나 싶어 기다렸는데, 아무리 지인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시간이 지체될 리가 없었다. 이와이즈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또 했다. 역시 받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가까이 사는 마츠카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와이즈미는 종종 마츠카와와 다양한 분야―주로 오이카와가 얼마나 바보 같냐와 다를 바 없는 주제로―에서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곤 했는데, 한 번 시작하면 모든 걸 잊고 토론에 매달리곤 했다. 하지만 마츠카와는 이와이즈미를 만나기는커녕 방금 잠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오이카와는 자리에서 일어서 집 안을 돌아다녔다. 이와이즈미가 돌아오면 제대로 화낼 작정이었다. 그런 습관이 전혀 없었음에도, 그는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베란다로 밖을 내다보아도 이와이즈미는 보이지 않았다. 떨쳐낼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주먹을 쥐었다 펴고, 쥐었다 펴는 과정에서 그는 수많은 생각을 했다.
이와이즈미가 집을 나선 지 3시간쯤 되었을 때, 오이카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이와이즈미의 어머니였다. 오이카와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전화를 받았다.
「토오루 군, 지금 병원인데…….」
울음기가 섞인 이와이즈미 어머니의 말이었다. 이와이즈미는 크게 다쳤고, 주민의 신고로 구급차를 타고 급히 이송되었다고 했다. 이 소식을 구급대원의 전화로 접한 이와이즈미의 부모님은 지금 병원이라고 했다. 경황이 없어서 오이카와에게 늦게 전했다고 했다. 오이카와는 믿을 수 없었다. 애써 정신을 차리고 지갑을 챙기며 멍한 상태로 물었다.
“…… 그런데, 어쩌다가 대체…….”
「…….」
휴대전화 건너편에서는 말이 없었다. 그저 흐느낌만이 들렸다. 다음에 들린 말은 오이카와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와이즈미는, 건물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했다. 투신자살을 시도했다고 했다.
오이카와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갑을 챙기는 그 자세 그대로 굳어서, 휴대전화가 그를 지탱해 주는 유일한 기둥인 양 그만을 붙잡고 있었다. 다시 움직일 수 있었을 때는 이미 오열하며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였다. 오이카와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로 겨우 일어섰다. 비틀거리며 발을 내딛고, 신발을 신었다. 겨우 정신줄을 붙잡고 택시를 잡았다. 통화로 전해들은 병원 이름을 대고, 차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쉼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는 그저 눈을 감았다.
천사백팔십 엔입니다. 택시 기사의 말에 정신을 차린 오이카와가 카드를 내밀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답답하게도 생긴 병원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정신이 아찔해 눈을 감았다 떴다. 건물에 들어서자 병원 냄새가 났다. 오이카와를 기다리고 서 있던 이와이즈미의 아버지가 눈에 띄었다. 그는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이와이즈미가 수술 중이라는 수술실 앞으로 걸어갔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 한 걸음 앞으로 가는 것도 어려웠지만,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수술실 앞에서 셋이 기다리다가 이와이즈미의 부모님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오이카와는 그제서야 몸의 힘을 뺐다. 그는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왜, 어째서, 이유가 뭐길래.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괜찮았잖아. 좋았잖아. 왜 그랬어, 왜.
하지만, 정작 그걸 물어볼 이와이즈미는 딱딱한 문 안에 있었다.
수술실 문이 열렸다. 이와이즈미의 아버지는 반색하며 의사에게 달려갔다.
의사는 고개를 숙였다. 죄송하다고 했다.
오이카와는 무너졌다.
어느 순간 내가 다시 울고 있었는지, 네 어머니께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냐고 물어보셨다. 내가 눈물을 닦는 새에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입을 여셨다.
“이런 질문을 해서 미안하지만, 하지메는 어땠니. 요즘 많이 힘들어했니?”
“이와이즈미는,”
순간 울컥, 하고 속에서 무언가 올라왔다. 울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하며 나는 다시 입을 뗐다. 이와이즈미는, 너는, 요즘 어땠을까. 나와 살기 시작하면서 너는, 많이 힘들었을까. 그 유쾌한 몸짓과 표정이, 사실은 어두운 우울감을 감추기 위한 가면이었을까.
이와이즈미는 최근에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종종 크게 웃고, 활기차게 오이카와를 한 번 패기도 하고, 일이 잘 되면 신나하며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줏거리를 사 오기도 했다. 보통 오이카와가 먼저 애정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끔은 이와이즈미가 은근한 분위기에서 입술을 덮어오기도 했다. 둘 사이는 괜찮았고, 오히려 동거하기 전보다 더욱 달콤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행동에서 딱히 우울함이나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다. 이와이즈미는 지극히 정상으로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와이즈미가 마냥 밝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최근에 창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는 습관이 생겼다. 어릴 적에 쓰던 물건―예를 들면 배구공이라거나 옷 같은 것―을 만지작거리며 향수에 젖은 듯한 표정을 짓는 일도 많아졌다. 주말 저녁 느지막이 일어난 오이카와를 퉁퉁 부은 눈으로 맞이할 때도 있었다. 오이카와가 놀라며 이유를 물으면, 그는 언제나 슬픈 글을 읽었다거나 새드엔딩을 맺는 영화를 보았다며 상황을 넘기곤 했다. 그러면 오이카와는 살짝 미심쩍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었다.
오이카와는 왜 그 괴리감을 깨닫지 못했을까.
이와이즈미는 글이나 영화를 보며 우는 법이 없었다.
이와이즈미가 투신하기 한 달쯤 전이었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공원을 걷고 있었다. 파란 물에 붉은 물감을 떨어뜨린 듯, 노을이 푸른 하늘에 조용히 번져나가고 있었다. 찬바람이 휘 불었다. 오이카와는 춥다는 핑계로 이와이즈미의 손을 잡았다. 이와이즈미는 분명 얼굴을 붉히며 화를 벌컥 낼 것이었다. 뒤통수를 퍽 치는 이와이즈미의 주먹을 기다리던 그는 몇 초가 지나도 머리에 통증이 없는 것을 알아채고 옆을 바라보았다. 이와이즈미는 어쩐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오이카와, 넌 내가 갑자기 죽…… 없어지면 어쩔래.”
“그야…….”
오이카와는 미간을 찌푸렸다.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생각해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이카와는 웃음을 지으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뭐야, 이와쨩답지 않잖아. 그런 건 물어서 뭐해.”
갑자기 없어질 리가 없잖아?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그들의 생활에 불안감이 찾아오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이와이즈미는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오이카와는 눈치채지 못했다.
언젠가는 이런 일도 있었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이와이즈미는 문득 오이카와의 어깨에 기댔다. 이와이즈미는 남의 어깨에 잘 기대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이카와가 그의 어깨에 기대면 질색을 하며 밀어내는 쪽이었다. 오이카와가 이와쨩, 뭐 잘못 먹었어? 하며 진지하게 물을 정도로.
이와이즈미는 툴툴거리며 말했다.
“나중엔 이것도 못하잖아. …… 싫음 말던지.”
오이카와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곤 은근슬쩍 한쪽 손을 이와이즈미의 다리에 가져가다가 또다시 한 대 맞았다. 이와이즈미가 말한 ‘나중’의 의미를, 그는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때는 너무 늦었다.
나는 근 반년 간의 너를 떠올렸다. 너는 내 안일한 생각보다 더 아파했고, 더 괴로워했으며, 더 약한 사람이었다. 내가 한심해서 허, 짧은 헛웃음을 뱉었다. 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네가 멀쩡했다고 생각했던 걸까.
울고 싶었다. 눈물로 하여금 끔찍한 마음을 씻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너를 구하지 못한 나는, 어쩌면 너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일지도 모르는 나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
죽고 싶었다. 죽으면 네가 나를 용서해줄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죽어서 너를 다시 만나면, 그래서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고 빌면, 네가 내 손을 잡아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비틀비틀 일어섰다. 네 어머니께는 속이 조금 안 좋다는 핑계를 댔다. 나는 어머니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뒤로 하고 문을 나섰다.
장례식장은 아무리 보아도 딱딱했다. 대리석은 지나치게 차가웠고, 상주의 이름을 적어 둔 글씨는 지나치게 검었다. 마치 장례식장에 가득한 상복처럼, 나 역시 입고 있는 그 상복처럼.
네가 죽고 나니 세상의 모든 것이 너로 보이기 시작했다. 길가의돌부터시작해서하늘의구름한점까지― 너나할 것 없이 전부 너를 연상시켰다. 내가 우스웠다. 죽은 너도 나를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나는 스스로 꽤 괜찮은 삶을 산다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도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고교 시절 지겹게도 들은 소리였다. 그러나 정작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장 가까운 사람은 돌보지 못했다. 전혀.
너는 스스로 죽었다. 그런 걸 자살自殺이라고 한다. 나와는 전혀 관계 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보기 좋게 틀렸다. 세상에서 제가 가장 잘난 듯이 고개를 치들고 있으면 옆의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시야가 좁아져 버리는 것이다.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데. 90˚만 돌리면 보이는데. 나는 그 90˚가 그다지도 힘들었던가.
사람이 없는 장례식장 구석을 잘 살펴보았더니, 천장에 봉 같은 것이 있었다. 한쪽 벽과 반대쪽 벽을 연결하고 있었다. 그 봉을 설치했을 누군가에게 감사했다. 나는 다행히도 넥타이를 봉에 묶을 수 있을 만큼은 키가 컸다.
눈을 감았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널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기뻤다. 널 만나면 조금 혼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도 기뻤다.
다리의 힘을 완전히 뺐다. 시야가 흐려졌다.
“쿠소카와!”
내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화가 제대로 난 너였다.
“이와쨩…….”
“죽고 싶냐, 진짜! 네가 왜 목을 매는데!”
그거야, 이와쨩이……. 나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고 말았다. 눈물이 다시금 차오르는 것을 숨기고 싶었다. 너는 조금 슬퍼 보였다. 내 멱살을 잡은 손이 떨렸던 것 같다. 나를 바라보는 네 눈에도 물기가 어려 있었다. 너는 나를 거칠게 내팽개치고 고개를 돌렸다.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을 때, 나는 네 손에 들린 넥타이를 볼 수 있었다. 넥타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네가 눈치챘는지 넥타이를 구석으로 던졌다. 내가 보지 않게 하려는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너를 쳐다보았다. 너는 내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쿠소카와.”
“…….”
“죽지 마.”
너는 글자 하나하나를 찬찬히, 정확하게 발음했다. 나는 시선을 피했다.
“너는, 나랑, 다음에 꼭 만나자.”
“…….”
“그러니까 지금은 안 돼.”
지금 만나면 다시는 못 만날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말하는 너는 꼭 학창 시절의 너를 떠올리게 했다. 넌, 언제나 날 일으켜 세우는구나. 나는 쓰게 웃었다.
“…… 한 번만 안아 줘.”
너는 내 마지막 부탁을 들어 주었다. 몸에 이 감각을 새기려는 것처럼, 꽉 안았다. 눈물이 떨어지는 곳부터 시작해서 몸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추억도, 우정도, 사랑도 따라 바스러졌다.
다행이야. 너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어서,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할 수 있어서. 너는 그렇게 말했다. 웃었다. 사랑해, 라고 말했다. 나도 웃었다. 똑같이 사랑해, 라고 말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어둠이 눈앞을 가렸지만 무섭지 않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병원이었다. 하얀 침대가 보였다. 손등에 꽂혀 있는 바늘도 보였다. 내가 깨어난 것을 알아챘는지 눈을 치켜뜨며 일어서는 친구들도 보였다. 너는 보이지 않았다. 알고 있었으니까, 괜찮았다. 나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웃었다.
가장 먼저 울음을 터뜨린 사람은 마츠카와였다. 웬만하면 울지 않았던 녀석이었다. 옆에서 하나마키가 널 발견하고 들쳐 업은 게 얘였다고 알려 주었다.
마츠카와가 돌연 고함을 질렀다.
“너, 그렇게 약한 녀석이었냐……! 너까지 죽었으면 우린, 어떡하라고!”
나는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그렇지만 마츠카와가 끝이 아니었다. 하나마키도 한 마디 했다. 눈물을 줄줄 흘리던 킨다이치도 뭐라 화를 냈다(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간호사가 들어오기 전까지 모두에게 혼이 났다.
병실 문이 열렸다. 쿠니미가 마츠카와와 킨다이치가 간호사에게 엄청나게 혼났다고 말해 주었다. 나는 킥킥 웃으며 마츠카와를 놀렸다. 마츠카와는 어느새 평소의 냉정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나는 여전히 아프다. 너만 생각하면 밤이건 낮이건 눈물부터 흐른다. 네가 보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다. 우리의 집으로 돌아가기가 무섭고, 그 익숙한 풍경을 보는 것이 두렵다.
그래도 나는 괜찮을 것이다. 물론 그건 꿈이었겠지만, 네가 안아 준 감각이 여전히 생생하다. 사랑해, 라고 말해 준 목소리도 선명하다.
나는 너를 잊지 않고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짝 웃었다. 그러다가 문득 넥타이가 생각났다. 버렸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츠카와에게 물었다.
“맛층, 내 넥타이는 버렸어?”
“무슨 넥타이?”
“그, 넥타이 있잖아. 내가, …… 쓴.”
“아, 네가 그 때 매고 온 거? 그러게, 너 발견했을 때는 넥타이만 없었는데. 어디로 갔지?”
“…… 뭐?”
* * * * *
구차하게 설명을 덧붙이자면... 아 내 글에 대해 내가 설명하는 기분이 얼마나 씁쓸한지 아십니까...
제목은 사랑했고, 사랑하고, 그리고 사랑할 거다. 이와이즈미는 죽었지만 영원히 사랑할 거다, 뭐 이런 느낌입니다. 넥타이는 이와쨩이 어딘가에서 매고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다신 그러지 말라고 불태웠을지도 모르겠네요.
시험 기간! 진짜 싫다! 글도 제대로 못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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