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히나] 영원하고 유일한 날개 예전에는, 나는 날 수 있었다고 그랬었는데. 기억나요? 히나타가 카라스노 고교 시절의 사진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응. 그랬었지. 스가와라가 쓰게 웃었다. 예전에는, 이라고 말하지 마. 과거형이잖아. 그렇지만 사실이잖아요. 히나타는 자신의 발목을 내려다보았다. - 히나타는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칠 무렵 큰 부상을 당했다. 연습 시합 중이었다. 그날따라 카게야마와 사인이 맞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건지. 어느 때처럼 ‘날아오르던’ 히나타가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괜찮다고 애써 말했지만 검사 결과는 괜찮지 않았다. 의사가 무거운 표정으로 전한 소식은 처참했다. 운동은, 포기하셔야 할 겁니다. 히나타의 정신력과 신체능력으로도 커버할 수 없는 부상이..
[오이카게] 참 잘했어요, 토비오쨩. “아, 그러니까-“ 토비오쨩 너무 대충이라니까? 오이카와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의 짜증을 웬일로 묵묵히 듣고 있던 이와이즈미가 대꾸했다. 시끄러워, 쿠소카와. 기껏 동거하기로 했으면 잘 좀 해봐. 오이카와가 또 다시 그렇지만, 하고 말하기도 전에 이와이즈미가 말을 끊어냈다. 연습이나 해! “아, 정말로-“ 오이카와 선배 너무 귀찮아. 카게야마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여기를 청소하라느니, 아무리 집이라도 좀 제대로 입으라느니…….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히나타가 물었다. 그래도 좋지 않아? 애인이랑 매일 보고, 매일 같이 식사하고, 매일 같이 자ㄱ……. 그 말에 당황한 카게야마가 소리쳤다. 시, 시끄러워, 보게! 얼른 리시브 연습이나 해! 그는 히나타가 ..
[보쿠아카] 기침이 닿은 쿨럭, 기침하는 소리가 났다. 아카아시, 괜찮아? 보쿠토가 아카아시에게 다가가 물었다. 아카아시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일은 그렇게 넘어갔지만, 아카아시의 기침은 점점 잦아졌다. 얼굴도 점점 붉어지고 식은땀도 나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는 않았다. 부원들이 먼저 집에 갈래, 물어도 아카아시는 시합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제가 어떻게 먼저 가겠냐며 손을 내저었다. 보쿠토에게 토스하던 아카아시가 결국 허리를 꺾고 기침을 여러 차례 했을 때는 보쿠토도 더 이상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아카아시가 계속 사양했지만 보쿠토는 단호했다. 평소에는 보기 힘들 정도의 단호함이었다. 다른 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카아시는 떠밀리듯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아카아시가 ..
[히나스가] 얼굴, 기대라니까요? 바람이 기분 좋게 불던 어느 주말이었다. 스가와라는 오랜만에 시내에 나가려고 버스정류장을 향해 걷고 있었다. 자전거를 탄 아이가 지나갔다. 주황색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스가와라 선배!” 히나타였다. 갑작스러운 히나타의 등장에 스가와라는 조금 놀라면서도 환히 웃었다. 어디 가는 길이야, 히나타? 히나타는 자전거를 멈추며 대답했다. 시내에 가려고요. 무릎보호대가 많이 낡아서……. 아, 나돈데. 스가와라의 말에 히나타는 그럼, 같이 가실래요? 뒤에 태워드릴 수 있는데. 하고 제안했다. 무거울 거라며 사양하려는 스가와라에게 히나타의 반짝이는 눈과 살짝 올라간 입꼬리는 어서 뒤에 타라고 말하고 있었다. 스가와라는 머뭇거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스가와라가 뒤에 타자..
[우카스가] 어느 쪽이 진짜? 1 “자, 이번 멤버는 아즈마네, 히나타, 카게야마, …….” 평소와 다르지 않은 멤버였다. 이번에도 역시 사령탑은 카게야마였다. 연습게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스가와라는 역시 주전인 사와무라 곁에 서서 코치인 우카이의 말을 듣고 있었다. 카게야마, 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의 엄지손가락이 살을 파고들었다. 꽤 아팠을 텐데도 그의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상대 팀에 대한 우카이의 설명에 아사히, 겁먹지 마, 하고 낄낄거릴 뿐이었다. 아무도 스가와라가 일순 험악한 표정을 지은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우카이를 제외하고. 2 부원들이 둘로 팀을 나누어 연습하는 것을 잠자코 지켜보던 우카이가 옆의 타케다에게 말을 걸었다. 선생, 스가와라 말이야. ..
[스가히나] 마스크는 버려졌다 * 수위가 포함된 글입니다. * 스가와라의 성격이 날조되었습니다. 캐붕 못 보시는 분은 보는 것을 추천드리지 않아요... 스가히나의 세 문장 :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뭐야, 겨우 그것 뿐이야?', '그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https://kr.shindanmaker.com/484366 (시점상 문장을 약간 수정했습니다) 드물게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은 스가와라의 밑에서, 히나타가 뜨거운 숨을 뱉었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목소리로 스, 스가와라 상, 하고 부르는 목소리는 꽤나 자극적이어서 그 위에 있는 사람은 더욱 흥분될 법도 했으나 스가와라에게서는 그런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히나타의 야한 신음도 따라 들렸지만, 스가와라의 얼굴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