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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스가] D-3 * 미완성

에루* 2016. 4. 3. 22:14

[오이스가] D-3

 

 

스가와라는 문득 고개를 들어 달력을 쳐다보았다. 오늘은 43일이었다. 달력에 노랗게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날은 46일이었다.

3, 남았다.

그가 그의 연인을 떠나는 날이.

 

43

스가와라는 남은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대학교 동기에게 건네준 기타, 친하게 지내는 동네 아저씨에게 넘겨준 책 무더기, 체육관 동생에게 선물한 입지 않은 옷들을 제외하고도 버릴 것이 많았다.

스가와라는 우선 낡은 옷가지를 박스에 던져 넣었다. 축제 때 종종 입었던 유카타는 아까워 사촌동생에게 줄 생각을 하고 정갈하게 개어 한 쪽에 두었다. 두 번째 단추가 빠진 자켓을 비롯한 옛 교복은 씁쓸함을 뒤로 하고 박스에 넣었다. 서랍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무릎보호대와 배구부 져지도 역시 박스에 담았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아오바죠사이의 교복 자켓 두 번째 단추는 차마 버리지 못하고 손에 꼭 쥐었다.

스가와라는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로 자취를 하기 시작했지만, 장롱과 서랍 같은 것은 본가에서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많았다. ‘정리한다고 생각하니 새삼 가슴이 아렸다. 스가와라는 쓰게 웃으며 손에 쥔 단추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았다.

 

44

스가와라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같은 학년이던 옛 배구부 친구들만 만났기 때문에 스가와라를 포함해 3명뿐이긴 했지만, 낯익은 얼굴에 다들 반갑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즈마네는 울었고, 스가와라는 그런 아즈마네의 뒤통수를 퍽 치며 웃었다. 사와무라는 아즈마네에게 너는 어떻게 그렇게 발전이 없냐며 잔소리를 했다.

셋은 사와무라의 강한 주장으로 라멘집으로 들어갔다. 그 옛날처럼 쇼유 라멘을 시키는 사와무라와 돈코츠 라멘을 시키는 아즈마네 사이에서, 스가와라는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토오루, 라는 이름이 떴다. 스가와라는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시 후 뜬, 부재중 전화라는 두 마디는 참 부질없다. ‘코시, 확인하면 문자해.’ 라는 메시지가 뜨기를 기다리다가, 스가와라는 결국 휴대전화를 껐다. 그는 전화하고 오라는 사와무라의 말에 고개를 젓고 스팸이라고 둘러댔다.

둘과 헤어진 뒤, 스가와라는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눈을 꾹 감고 전의 그 이름을 누른다. 스가와라는 코시? 하고 물어 오는 상대에게 제 목소리가 별다른 감정이 섞이지 않은 것처럼 들리기를 간절히 바라며 대답했다. , 토오루. 혹시 내일 시간 있어?

 

45

오이카와는 멀리서 걸어오는 그의 연인을 확인했다. 스가와라는 손을 흔들었다. 오이카와 역시 손을 흔들었다. 스가와라는 눈웃음을 지으며 저를 반기는 오이카와의 손을 잡았다. 평소라면 그런 사람 홀리는 웃음 짓지 말라고 한소리 했을 스가와라의 다른 모습에 오이카와는 눈을 크게 떴지만, 곧 만족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오이카와는 마냥 기분이 좋을 뿐이었다.

둘은 아담한 카페에 들어갔다. 둘이서 자주 가는 카페였다. 익숙한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익숙한 메뉴를 시키고 익숙한 자리에 앉았다. 스가와라는 이 순간에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일단 여기까지만 잘라서 업로드해 둡니다. 눈이 갑자기 이상해져서 도저히 글을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88... 전력으로 쓴 글인데 나중에 언젠가 다시 쓰겠죠! 내일모레는 보쿠아카의 날이라고 합니다. 보쿠아카 글이든 그림이든 업로드한 후에 가져오겠습니다... ㅠㅁㅠ)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