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카게] 참 잘했어요, 토비오쨩.
[오이카게] 참 잘했어요, 토비오쨩.
“아, 그러니까-“
토비오쨩 너무 대충이라니까? 오이카와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의 짜증을 웬일로 묵묵히 듣고 있던 이와이즈미가 대꾸했다. 시끄러워, 쿠소카와. 기껏 동거하기로 했으면 잘 좀 해봐.
오이카와가 또 다시 그렇지만, 하고 말하기도 전에 이와이즈미가 말을 끊어냈다. 연습이나 해!
“아, 정말로-“
오이카와 선배 너무 귀찮아. 카게야마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여기를 청소하라느니, 아무리 집이라도 좀 제대로 입으라느니…….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히나타가 물었다. 그래도 좋지 않아? 애인이랑 매일 보고, 매일 같이 식사하고, 매일 같이 자ㄱ…….
그 말에 당황한 카게야마가 소리쳤다. 시, 시끄러워, 보게! 얼른 리시브 연습이나 해! 그는 히나타가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항변하려는 것을 다소 과격하게 막으며 얼굴을 붉혔다.
“다녀왔습니다.”
왔어? 샤워 중인지 물소리와 함께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들렸다. 카게야마는 짧게 대답하며 팀백과 웜업을 벗어 한 구석에 던져 두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모습으로 팀백은 소파 옆, 웜업은 개어 옷장 위에 올려놓았다.
욕실 문이 열리고 하얀 김에 문 틈으로 새어나왔다. 그 사이로 오이카와 손과, 머리카락과, 탄탄한 다리와, 역시 탄탄한 복근이……. 응? 복근?
흐악! 괴상한 비명과 함께 카게야마가 한 발 물러났다. 오, 오, 오이카와 선배 옷은! 수건을 허리에 두른 오이카와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옷? 왜? 카게야마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얼굴을 돌렸다.
카게야마는 오이카와가 실내복을 다 입고 나서야 오이카와를 바라보았다. 오이카와는 제 자리에 있는 팀백과 웜업을 바라보고는 흐응, 하며 미소지었다. 토비오쨩, 내 말 기억한 거야?
그거야……. 오이카와 선배가 하도 말씀하시니까. 카게야마가 살짝 불퉁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오이카와는 일부러 그러는 것이 분명한 억양으로 카게야마를 놀렸다. 참 잘했어요, 토비오쨩-
오이카와의 놀림에 카게야마가 공연히 말을 돌렸다. 저, 저 샤워할게요.
오이카와는 카게야마가 서둘러 들어간 욕실 문을 바라보고 서서 웃었다. 그래도 귀엽단 말이야, 토비오쨩은.
오이카와는 침대에 누워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깐의 통화 연결음 끝에, 조금은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이카와 선배?
쿠니미였다. 오이카와는 즐거운 목소리로 응, 쿠니미쨩- 하고 대답했다.
있잖아, 오늘 토비오쨩이 말이야, 너무 귀여운 짓을 했는데-
물론 오이카와의 통화 소리는 카게야마에게 아주 잘 들렸다. 방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 그들의 집에서 저 큰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리가 없었다. 오이카와가 일부러 쿠니미에게 전화를 건 것을 알면서도 카게야마는 샤워를 마치고도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 상대가 이와이즈미나 마츠카와였다면 상황은 달랐겠지만, 상대가 쿠니미였기에 그는 문 하나를 두고 애를 태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오이카와도 그것을 노린 것이었다.
내가 샤워를 하고 말이야,
아아아악-! 순간 큰 비명 아닌 비명이 온 집을 울렸다. 그 다음에 올 말이 무엇인지 아는 카게야마의 목소리였다. 오이카와는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카게야마가 오이카와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낚아챘다. 지금 오이카와 선배가 바쁘대! 잘 자! 급하게 아무 말이나 내뱉은 카게야마가 전화를 끊었다.
흐응.
오이카와가 웃었다.
토비오쨩, 얼굴이 빨개. 뒤에 무슨 말이 올 줄 알고?
카게야마의 얼굴이 당황으로 일그러졌다.
* * *
오이카게 전력도 처음이었네요! 오이카게도 참 좋아하는 커플링이에요. /ㅂ/
개인적으로 오이카게는 어떤 구도도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이카와가 놀려먹는 구조도 좋아해요. 흐흐